시가 조아

5월의 강

시골아이! 2006. 7. 4. 15:19
                 오월의 강
 
                                    최영호



까치놀 내려앉아 저 혼자 타는 강안(江岸)
풀어헤친 머리카락 물살에 헹구고
별들의 숨결 일구어 등불을 밝힐 때
어스름 갈숲 사이로
기폭처럼 나부끼는 물새 소리 처량하다

물무늬로 굽이치던 80년대의 전설(傳說)은
이제 가물가물 모두 다 흩어져 가고 
숱한 자맥질로도 떨구지 못한
한의 부스러기들, 털며 털어내며
날갯짓으로 날아오르는 그 날의 함성

부질없다 탓해도 좋으리
까맣게 그을린 수초들 사이로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불감의 물줄기,
알 수 없는 깊이로 출렁이다가
하얀 거품 빼어 문 채 
시린 너울 간단없이 겹으로 깔아댄다
    
핏빛 목청으로 일어나 울부짖는 강,
질척거리는 상흔의 촉감을 어루만지며
뒤틀려 통곡하는
너, 오월의 강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