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즐거워

검단산행

시골아이! 2006. 10. 21. 20:18

새복 6시가 되니 그냥 눈이 떠진다.

어렸을 적 소풍가는 날 아침에 마음 설레며 아침잠을 설치던 생각이 난다.

 

오늘은 우리 회사 산악반에서 하남시에 자리한 검단산을 오르기로 약정한 날이다

산곡초등학교 정문에서 9시반에 집합을 하기로..

수원에서 가자면, 꽤나 먼거리...7시에는 출발을 해야 한다.

 

아침밥을 챙겨준다는 각시의 손을 뿌리치고 바나나 두개로 이른 아침의 식욕없는 배를 채우고

차를 몰아 과천으로 향했다.

과천 청사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지하철 4호선으로 사당까지, 다시 2호선으로 잠실까지..

잠실에서 버스로 50분 거리의 신곡초등학교로 향했다.

 

모처럼 버스에 앉아 즐기는 여행이다.

송파를 지나 외곽으로 달리는 차창밖 풍경... 보던 신문을 접지 않을 수 없다.

초가을 날씨같이 화사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 낙엽으로, 단풍으로 물들기를 거부하는 푸른 잎들이

아직도 도심을 둘러싸고 있다.

 

검단산 아래에 하나둘 우리들은 모이고..

10시를 조금 남기고 우리팀 25명은 해발 657미터의 작은 검단산 봉우리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난생 첨 접하는 산이다. 예전에 검단선사가 은거하였다 한다.

 

산은 야산같은 분위기가 서서히 가파라지면서 본색을 드러낸다. 가파른 오르막도 몇분... 

곧 쉼터가 있었던 평평한 작은 등성이 나타난다. 역시 산에서 맞는 시원한 바람은

그토록 고마울 수가 없다.

 

누군가 따라주는 복분자 한잔에 후끈 목에서 열기가 오르며 온몸에 힘이 솟는다.

정상을 향하다보면 초라하게 펼쳐진 작은 갈대밭이 수줍은듯 손님을 맞는다.

양수리의 긴 대교를 배경으로 사진몇장...동양화속으로 들어온 듯 하다.

 

넓은 정상엔 어느덧 인산인해를 이룬다. 누군가가 건네는 사과한조각을 집으려 손을 뻗으려는 순간

아뿔사~~그팀은 우리팀이 아니네그려~~ㅎㅎ

정상에서 에니메이션 입구쪽으로 내려서면서 만난 시원한 그늘 들판에서의 막걸리 한잔은

평생 잊을 수가 업을 거 같다.

갈증을 한방에 날린다.

 

내려오는 길은 오르는 길보다도 더 길다.

오후 1시가 넘어 식당에 도착하니 시원한 막걸리가 파전에 족발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

워매, 이거 또 얼마만인겨~~

안산에 형란씨랑 본부의 순재씨가 앞좌석에 앉았다.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잠시도 웃지않고 지나간 시간은 없었던거 같다.

막걸리에 취한 우리는 노래방으로 직행, 다시한번 기분을 최고조로 업시키고

늦은 저녁에야 수원에 도착했다.

 

근데, 이번엔 막내처제...첫애 백일이란다..

이젠 쇠주가 낙지볶음과 함께 날 반기네그랴~~

 

술들과 함께한 참으로 즐거운 하루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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