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겐의 항구
8.5(토) 샛털구름 약간..
각시는 세탁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아침부터 기력이 없어 보인다.
가까이에 있는 중앙역에서 8시 11분발 베르겐행 기차를 타야하기에 아침부터 여유가 없다.
7-eleven에서 빵, 물, 우유를 사서 가방에 넣고, 중앙역까지 걸어서 5분여...
기차에 올라 스크롤빵으로 아침을 때웠다.
살인적인 물가다. 롤빵하나가 20Kr...2.5유로,,,네덜에선 1유로로 두개는 살수 있는데...
기차는 출발하자마자 빙하가 흘러내려 보기에도 차가워보이는 강을 끼고, 때로는 듬성듬성
빙하의 고인물로 호수같은 냇물..들 사이로 빠져들어 요정들이 살고 있을 것 강 언덕을 S자로 굽이굽이
거슬러 올라간다.
수시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근데, 갑자기 캄캄해 진다.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강 언덕을 따라 난 기찻길에 수없이 많은 터널이 이어진다.
저 멀리 만년설엔 루돌프가 끄는 마차가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것만 같다.
가끔 빨강 파랑 검정색 지붕이 이쁜 집들이 동화처럼 펼쳐져 있따.
바닷가 역에서 시작한 기차가 어느새 해발 1,222미터 핀세역에 올라와 있다.
친절한 차장이 열차를 세워 사진찍고 주위를 둘러볼 시간을 5분이나 줬다.
역시 핀세역은 저 멀리 보이는 만년설에서부터 흘러 내려온 강가에 자리하고 있다.
사방팔방 어디를 보고 셔터를 눌러도 다 한폭의 그림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르달역과 보스역을 지났다.
점심으로 미리 준비한 주먹밥을 먹었따. 각시가 잠못자면서 준비한 주먹밥이다..음..감솨~
핀세역에서부터 서서히 내려온 열차는 베르겐역이 가까워오자, 이젠 빙산도 보이지않고
강줄기의 폭도 넓고 물도 많다. 주위의 나무도 울울창창...키들도 크다.
오후 2시50분..베르겐 중앙역에 도착했다.
구시가라서 아담하기까지 하다.
역에서 걸어서 5분여...Marken 호텔,,,게스트하우스는 보기보다 깨끗하고 크다..
짐을 풀고 일단은 밖으로 나와 어시장으로 향했다.
어시장이 토욜에는 오후 3시면 닫는다고 가이드북에 씌여있기에 혹시나 하고..
걸음을 채촉했다..
숙소에서 한 5분 걸어 도착한 어시장은 항구에 이어져 있다.
아직 파장의 분위기는 아니다..
바닷고기부터 채소, 과일, 모피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오늘저녁 만찬을 위해 새우, 조개, 과일...싱싱한 것들로 준비를 했다.
주위에 있는 조그만 동산은 해발 약 300미터...푸니쿨라 젤 앞자리를 타고 산위에 올랐다.
애들은 모처럼 신이나 있다. 각시는 무서무서 하면서도 볼것은 다본다..
산위에 오르니 항구와 구시가, 저 멀리 신시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예린, 이강은 산위에서도 놀이기구 타기에 여념이 없다.
베르겐은 약 20만명의 인구가 사는데, 14,5세기엔 노르웨이 수도가 되었단다.
한자동맹으로 부를 이룬 도시라서 그런지 도시 여기저기 "한자"라는 글자를 종종 볼수있다.
항구에서 뜨는 큰 유람선은 스톡홀름이나 멀리 런던까지 간단다.
석양에 기우는 태양을 뒤로하고 산에서 내려와 호텔로 돌아왔다.
만찬을 즐기고 일찍 쉬기로 했따.
공동 부엌에서 우리 네식구는 하얀 쌀밥에 연어구이, 삶은 새우, 계맛살, 연어알, 조개탕(정말 시원하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한잔으로 피곤한 하루를 건배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진수성찬이다.
애들은 숨도 쉬지않고 먹는다.
옆자리의 서양인 4식구는 우유, 쥬스 몇잔, 마른 빵 몇조가리...그리고 이상한 뭐..
어찌 저거이 한끼 식사가 될꼬??? 좀 불쌍타..
저녁 10시인데도 밖은 훤해서 가로등도 안키고 있따.
내일은 8시반부터 열차로 피요르드 여행이 시작되는데...
비라도 금방 내릴것처럼 구름이 잔뜩 끼어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