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즐거워

송내 피요르드

시골아이! 2006. 8. 6. 08:01

8. 6. 일.  날씨 맑음,  샛털구름 간간히..저녁엔 봄비처럼..

 

새벽 다섯시..밖이 훤하다. 누워서 시계도 볼수있다. 백야임이 분명하다

알람이 안돼 7시 반에 일어나 바삐 컵라면에 찬밥말아 먹고 중앙역으로 향했다. 걸어서 5분..

8시 40분발 미르달행 열차를 타야한다. 좌석제가 아니라 일찍 타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

어제 왔던 그 길..

 

어릴적 멱감고 놀던 시골 냇가를 연상케하는 한가로운 냇가, 강변, 계곡, 명경지수...

깍아지른 절벽, 뭉게구름 야산에 걸려 할아버지 담뱃대...피리부는 소년...제멋대로 하늘에 수를 놓는다.

9시50분 기차는 Voss역에 도착하고, 버스로 갈아탔다.

 

우리는 먼저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고, 엄마는 표를 끊는다고 왔다갔다..

헌데, 표도 안사고 그냥 올라왔다. 차가 급히 출발한다.

어찌된 영문인지 표검사도 않는다. 헐~~횡재한 느낌이 든다.

버스는 구불구불 산을 몇개 넘는데, 전망좋은 야산 꼭대기에서 잠시 휴식을 갖는다

우리나라 산세도 경관이 좋은데, 이곳 짙푸르게 우거진 녹음속 산세는 사람을 무아지경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구불구불한 비탈길을 버스가 엉금엉금 기어서 내려가는 동안 이리쏠리고 저리쏠리는 사람들은

무서워, 놀라서, 감탄의 탄성, 괴성을 지른다..

저멀리 산중턱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길이가  100미터는 족히 돼 보인다.

검푸른 녹음위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는 태초의 신비를 머금은 채 그대로다.

 

11시반 구두방겐 선착장에 도착해서 세계에서 가장 멋지다는 송내 피요르드 관광에 나섰다.

검푸른 쪽빛 빙하는 강물처럼 양켠의 깍아지른 산들..계곡을 따라 잔잔히 흐른다.

두꺼운 얼음덩어리가 계곡을 깍아 U자형으로 만든 피요르드...사회시간에 말로만 듣던 그 피요르드다..

유람선 갑판에서 폼을 잡던 우리는 한여름인데도 너무 추워 바람이 없는 아래층 햇빛이 잘드는

그늘이 없는 곳을 찾아 쭈구리고 앉았다. 바람도 차고, 그늘은 춥고...나만 입고 있던 긴팔 점퍼를

이강이한테 걸쳐주고, 싸늘한 기운을 참아야 했다.

 

언던위에 이쁜 교회가 있는 마을도 지나고, 낚싯배를 띄워놓고 신선놀음하는 한량들도 있다.

몇마리 갈매기는 출발하면서부터 따라오더니 아직도 우리 머리위를 날면서 꼬마들의 과자에

동정심을 유발시키고 있다.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225미터나 된다고 안내 방송이 나온다. 안내 방송은 영어, 중국어, 일어...등

대여섯 언어로 나오는데, 우리말은 없다. 좀 그렇다.

예린이가 헝그리하다고 삶은계란, 빵에 초코크림 발라 몇개를 뚝딱...

미리 준비한 게맛살 넣은 샌드위치로 점심이라 때웠다.

배도 고플만 하다.

 

꼬불꼬불 해안선을 따라 오후 1시반에 플램역에 도착했다.

안내자는 역에서  한시간정도 즐길 시간이 있다고 했다.

시골의 한가한 역이 금새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오후엔 산악기차를 타고 우리가 내린 미드달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거다.

따사한 햇살에 일광욕을 즐기는 백인들이 많다.

해발 2미터의 이곳 플램역에서 해발 866미터나 되는 산으로 산악기차를 타고 오르는 그 길은 

내가 그동안 즐겼던 어떤 기차여행에 비할수 없을 만큼 황홀한 장면들로 가득했다.

 

빙하에서 내려오는 계곡의 맑은 물이 손에 잡힐 듯 흐르고, 산허리를 돌면 하얀 폭포수가 장관처럼

펼쳐지고, 어느새 깜깜한 터널을 지난다. S자로 휘어져 산을 기어오르는 기차는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차창밖 풍경에 환성을 지르며 달린다.

 

키요스 폭포에 도달하면 절정에 달한다.

90미터가 넘는 폭포수가 듣기만 해도 시원한 물줄기 부딪치는 소리에 저멀리 보일동말동

노르웨이 전통의상을 입은 아낙네의 노래소리까지...

기차가 잠시 쉬는 틈을 타 우린 그저 카메라 셔터 누르기에 여념이 없다.

 

기차가 절벽 가파른 산위를 달릴땐 긴 버스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르달역에서 베르겐 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가파른 길을 내리달릴땐 귀마저 멍멍 울린다. 수십개의 터널과 쪽빛 강물을 지나 6시에 베르겐역에 도착했다.

구시가 우리 숙소까지는 걸어서 약 5분,,

광장을 돌면서 먹거리를 좀 사고 숙소에 들어오니 봄비처럼 가랑비가 내린다.

 

예린 이강은 오늘의 일기를 쓰고, 엄마는 어제의 캐비어와 방금 산 새우로 저녁을 준비한다.

이젠 제법 빗줄기가 굵어졌다.

하늘은 언제나 우리편이다.


이른 아침...졸린 애들을 깨워 컵라면에 찬밥 말아먹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거의 걷지않고, 기차타고..버스타고..배타고..산악기차...그리고 기차타고

호텔로 돌아오는 스케줄...걷지않는다니 발이 편하다..


보스역에서 내려 이런 버스로 피요르드 여행을 떠납니다..


산 중턱에 한30분 쉬면서...주위 경관을 감상했다..

계곡은 절경처럼 멋지다..


이렇게 꼬불꼬불한 길을 기어서 내려간다...

차안에서 찍은 폭포..

구두방겐 선착장에서 유람선으로 갈아타고 피요르드 해안선을 따라 2시간 여행을 떠난다.

피요르드는 '협만, 협곡'으로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치면서 녹아내린 빙하에 의해

산이 깎여 형성된 지형을 말한다.

바닷물이 이곳까지 들어와 복잡한 해안선의 지도를 그린다..


송내 피요르드는 총연장 204km로 세계에서 가진 길고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1,300미터나 된다.

영어, 중국어, 일어 등 몇개어로 안내방송을 하는데, 우리말 안내는 없다..짜증~


산위의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리는 계곡 아래, 그림같은 몇채의 집들...



칼로 베어낸 듯 날카롭게 깎인 계곡




12세기에 형성되었다는 마을로 150가구 정도가 살고있단다..

아무런 걱정도 없는 평화로운 마을같아 보였다.


유람선은 2시간의 항해끝에 플롬 선착장에 도착..


산악기차는 해발 2미터인 플롬역에서 해발 866미터의 뮈르달역으로...

20km 구간을 50분동안 달리는데...절벽을 위태롭게 달리는 열차는 스릴만점..


높이 93m의 키요스 폭포..

열차가 5분정도 정차하는 동안, 관광객은 쏟아져나와 사진찍기 바쁘다..

폭포에선 난데없는 노르웨이 전통 구슬픈 민속음악이 나오면서, 전통의상을 입은

아낙네가 춤을추며 관객을 즐겁게한다. 저 멀리서...보일동 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