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 글들

첫마음

시골아이! 2009. 2. 8. 09:18
첫마음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아본다면,

개업날의 첫마음으로 손님을 언제고
돈이 적으나, 밤이 늦으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받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교회에 다닌다면,

여행을 떠나던 날
차표를 끊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출처 : 정채봉님의 <내 가슴속 램프>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