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린아~~빨랑 일어나라..오늘 토욜인데, 학교에 나와야한다고 선생님한테 전화왔었어.."
만우절이라고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애들이랑 거짓말로 하루를 열었다.
어제저녁에 이어 컴앞에 울 식구 넷이서 옹기종기 쭈구리고 모여앉아
조로2를 보고나서 딸래미 학교로 갔다.
오늘은 우리 딸 예린이 학교에서 피아노 경연대회가 있는 날이다.
난 그저 피아노 치는 애들 몇 명이 모여 자기의 장기를 조금씩 선뵈는
그런 자리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게 장난이 아니네
대회위원장인지 심사위원장이 몇마디 인사말을 한다..
그리고 작은 애들부터 피아노 몇자락씩을 치기 시작한다
우리 학부모들은 하나하나 끝날때마다 열심히 박수도 보내고...
초중고가 같이 있는 학교인데
초급반 아이들의 즐거운 장기자랑이 끝나고
이젠 중등반...
참고로 우리 딸래미는 나의 부족한 능력탓으로 이제 중2다.
차례가 다가오면서 약간 긴장을 하는 눈치다
곁에 있는 예린이한테 몇차례 주문을 걸었다
예린아~~그냥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그대로 하는거야
애 엄마의 주문도 쉴새없이 이어진다..
천천히..천천히... 너무 서두르지 마라
주위 사람들 신경쓸 필요는 없어...
이제 결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나가기 직전에 한마디 더 덧붙였다
넌 잘할수 있어...아빠는 믿는다..
시작하기 전에 의자에 앉으면
숨을 한번 길게 들이쉬었다가 뱃고나서 하는거야..알찌??
"예린 윤!" 심사위원장의 호명소리와 함께
예린이가 걸어나간다..
엄마는 비디오카메라를...
난 그냥 카메라들...
난 한번 찍고 그만 두었다
후레쉬에 놀래 틀리면 어떻할까...
피아노 소리를 내내 못들었다..내가 긴장한 탓일까??
어찌 하나도 안들린다..어찌 쳤는지도 몰것당~~
10여명의 중등반 한조가 끝나고
약간의 웅성거림...
심사위원장이 학생 하나씩 호명을 하면
애들이 앞으로 나와 뭐 디플로마 같은 종이한장에
쵸코렛 하나씩 받아 들어간다.
근데, 예린이를 호명하지 않고 그냥 건너뛴다...영 수상타
뭐 잘못된거 아녀??
동양애라고 무시하는거 아녀 이거??
마지막 몇명을 안부른거 같다..
뭐라고 영어로..쏼라쏼라...
대충 이런거 같다
아주 잘한 4명에게는 메달을 준다나...어쩐다나...
동메달 두명...
또 이름을 부른다. 두명...
근데도 예린이 이름을 아직도 안부르네..
담엔 틀림없이 부르겠지
이번엔 은메달..
또 이름을 부른다...알렉산드로 거 뭐시기...
워매 이게 뭐시랴~~정말로 뭐가 잘못됐어도 단단히 잘못돼가구 있구만..
우리애를 동양애라고 무시하는기 분명하구먼..
여기 나온애들중에 동양애는 우리 공주밖엔 없었는디...
심사위원장이 첨에 자기 소개를 하면서
어디서 음악공부를 하고 박사를 하고...뭐라고 떠들어대는거 같더니만
말짱 이상한 넘들이고 그넘들이 그넘들인거 같어..
타 들어가던 속이 까맣게 변했다
그러면서도 설마...예린이가 1등을???
마지막으로
가장 침착하면서도 음악적 감성이 풍부하고
천재적인 기질을 갖고 있으며...어쩌고 저쩌고
오늘의 골드메달..
한참을 뜸을 들인다.
난 혹시나 해서 카메라를 이미 on으로...
......................
예륀 윤!!!(여기선 JUN의 J를 Y로 발음해서 전을 윤으로 말하는 이가 많다)
...........헉~~;;
이게 뭔일이당가...
상장과 메달을 받으며 만인의 축하속에 기뻐 어쩔줄 모르는 우리의 공주 예륀~~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데....허걱~~화면에 예린이가 안보여~~
내가 넘넘 당황을 했나봐...흐억~~
우리의 딸 아니 나의 딸 예린이가
무척이나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운 날이었다.
야들아~~ 추카좀 해줘라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