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과 스위스의 일전이 있는 날이다.
여기시간 오늘저녁 9시...
대사관에서 한인들이 모두 모여 응원하기로 했다.
이제 몇시간 남지 않았다.
여기선 저녁 9시라야 훤한 대낮이다.
11시나 돼야 해그름이 진다.
얼마전 프랑스와의 한판이 있었을 때에도
대사관에 5,60명 모여 가슴 찡한 응원을 한 적이 있다.
여기 기숙사에서 국제사법재판소의 평화궁을 지나
짓푸른 오솔길 저 넘어 한적한 공원 숲속에 있는 대사관까지는
걸어서 20분...
프랑스와 비기고 밤길을 걸어올 때엔
붉은악마의 티셔츠를 입고
뿌듯한 심장을 안고 보무도 당당하게 걸었었다.
어느 차들은 옆으로 지나가면서 빠방~바 빵.빵.~~
저들도 한국사람??
태극기를 목에 감고 조잘거리며 가는 우리를 향해
승전보를 울리며 반겨 인사도 하고...
사실,
스위스는 내가 어렸을적 가장 동경했던 나라였었다.
하얀 눈이 덮인 알프스의 계곡에 봄이 오면
푸른 초원과 노랑꽃 빽곡한 언덕위엔 나비가 날고
그림같은 뾰족 지붕이 있는 집 뜰에서
영원한 나의 소녀 하이디가 금방이라도 뛰어나올것 같은...
상상속의 나라 스위스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오늘 알프스는 우리의 가장 큰 벽..
비록 하이디의 눈물이 가슴 아리게 저려온다 하여도
빙산으로 덮힌 알프스가 아무리 험난하다 하여도
오늘 만큼은 동경의 꿈에서 깨어나 알프스의 하늘을 날고 싶다.
아무쪼록 우리의 태극전사들 선전을 기원하며
장미빛 붉은악마의 옷을 꺼내 놓는다.
아자!!아자!!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