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15 토...무더위로 땀이 끈적거린다...햇살은 왜이리 따갑고...
어제 늦게 내리기 시작한 비가 저녀내 주룩주룩 내린다. 각시는 창문을 열어놓고 창가에 앉아
맥주한잔에 오랜만에 구슬픈 조용필의 자락을 흉내내다 잠이 들었다..
아침은 시원하다. 짐을 싸서 호텔에 보관하고 레닌 묘부터 둘러볼 요량으로 크렘린 궁 앞으로
득달같이 달려갔다. 오후 1시까지 입장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데다, 줄이 엄청 길다고 소문나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줄이 엄청 길다...크렘린 궁앞에서 티켓을 사러 줄을 섰는데, 이곳 러시아인들은
우리네 옛날처럼 새치기가 비일비재하다..눈 번히 뜨고 있는데 슬그머니 끼어든다...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다...
레린묘를 보기위해 줄을 서있는 사람들도 어찌나 많은지 꼬랑지에 붙으니 앞이 보이질 않는다.
100여미터는 되는듯 싶다. 서울에서 왔다는 여학생들 둘도 우리랑 같이 줄을 섰다.
앞엔 단체 중국인 관광객들이 2,30명 시끄럽고...
레린묘를 보기위해 붉은 광장의 입장을 통제하는데, 어떤 사람들인지 우리가 선 줄을 무시하고
먼저 입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대체 지키고 있는 경찰들이 그들을 수시로 들여보내는데
근무하는 사람들 같지는 않고, 그런다고 단체도 아닌데...무슨 영문이질 모르겠다.
도대체가 줄이 줄질 않는다..한시간정도 지났을까...저 앞이 보이는데, 열댓명씩 한 팀으로 짤라서
들여보내는게 보이는데 이미 11시를 넘었다...우리까지 들어갈 수 있을지 감감하다.
앞서있는 중국관광객중에 아는체를 하는 젊은이기 있어 물어보니, 오늘중으로 충분히 관람할수
있으니 걱정말란다...자기는 우루무치 관광객을 데려온 가이드란다...
드뎌 입장을 했다. 어느 건물이 됐든 이처럼 오래 기다려 입장하기는 난생 첨이다..
카메라는 물론 어깨 가방도 가지고 들어갈수 없다..물론 우리는 이미 보관시켰지만..
레닌이 있는 지하는 붉은광장 남쪽으로 크레믈린 궁전 담과 붙어있다.
지하로 내려가는 코너 곳곳엔 정장한 군인들이 삼엄하게 쳐다보고 있다. 숨소리하나 제대로
내질 못하게한다.
레닌은 죽어 썩지도 못하고 관밖으로 나와 많은 이들의 구경거리가 되고 있는데, 긴수염에 말라버린
머리카락, 한손은 주먹을 쥐고 한손은 편 체로 누워있는 모습은 흡사 아직도 잠들어 있는 듯하다.
체구는 좀 왜소한 편이다..
뒤로는 스탈린, 레닌의 친구 등 국가의 인물급들이 잠들어 누어있다..
화장을 해서 크레믈린 담장안에 안치하고 동상도 세워놨다..
한바퀴 돌아나와 어제의 맥도널드에서 점심을 먹었다. 어제와 같은 메뉴 햄버거 하나로...
크레믈린을 들어가는 꼴불견 여성의 둥근 탑을 지나 삼위일체의 뾰족탑으로 가는 길은
라폴레옹이 이 도시를 점령하고 궁으로 들어갈때 지나던 길이다..
궁안엔 라폴레옹이 미쳐 챙기지 못하고 떠난 프랑스제 대포들이 도열해 있다.
궁에 입성하자마자 이 궁전의 가장 볼거리인 무기고부터 볼려하는데, 오디오 가이들르 하지 않으면
오후 2시반 이후에 들어오란다. 하루의 입장 인원수를 제한하는데, 1인당 200루불씩 더 주고 오디오
가이드 티켓을 산 사람부터 입장시킨다나...
사회주의 국가들은 어디나 참으로 이상 야릇한 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공통점이 있다.
30분 이상을 그늘 한점 없는 뙤약볕에서 기다려 끝내는 오디오 가이드 없이 들어갔다..
내가 러시아 역사를 아는것도 아니고, 역사학자도 아닌데, 무신 가이드가 필요하단말가...
돈만 아깝제~~4명이믄 800루불이다...같이 있던 한국 여학생들도 오기로 버티다 같이 들어갔다.
우린 모두 의지의 한국인들이다...
근데, 헉~~~입이 쫘악 벌어진다.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화려한 금과 은제품들이며, 왕관, 황제의 의자, 러시아 군인들의 장총과 무기류,
황비의 옷들, 황제의 마차 등...
이런 보물들은 일찍이 보질 못했다...
터키 이스탄불의 토프카프 궁전의 보물관에 있는 보물들의 화려함도 이에 비기질 못할거 같다.
세상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가 있다는 방은 별도의 입장료를 내라하여 안들어갔다.
이곳 궁안에는 교회도 많다. 내부는 그리 화려하진 않다.
황제의 대포는 엄청 크다...세상에서 가장 큰 대포라는데 구멍의 지름이 1미터가 약간 못된다.
아직 한번도 쏘아본 적이 없단다.
세상에서 가장 큰 종도 있다. 만들다가 화재가 나서 물을 끼얹다가 깨져 아직 한번도 울린적이 없단다.
세상에서 가장 큰 나라인 만큼...세상에서 가장 크다는 것들도 많다..
오후 5시가 되니 경비원들이 우릴 몰아낸다..
프랑스군이 반격에 나선 러시아군에 쫓겨 바삐 빠져나가듯, 삼위일체 탑을 향하는 관광객의 발걸음도
바쁘다..
마네쥐광장 어제의 그 벤취에 앉아 먹는 주먹밥은 아주 맛있다. 시장이 반찬이다.
아이들은 어제의 그 분수에서 오늘도 마냥 즐겁고...
어제의 거리 아르바트 거리로 나왔다.
한국인 3세인 러시아의 국민가수 빅토르 최의 죽음을 애도하는 기념 담벼락엔 그의 초상화와
그에대한 글귀들이 어지러이 널려있다.
어제는 비가와서 달렸던, 그 거리에 푸쉬킨 부부 동상도 있다.
역쉬 푸쉬킨의 부인은 미모의 여인이었다...
미인박명이라 했던가...그 덕에 푸쉬킨은 젊은 나이에 아깝게도 갔지만...
호텔에 돌아와 짐을 챙겨 상트 페떼르부르크행 열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갔다.
이곳의 지하철은 참으로 이쁘다. 오르내리는 에스컬레이터도 길면서 엄청 가파르다...
빠르기도 하다...하지만 1분이상씩 달리는 에스컬레이터는 위에서 보면 아찔할 정도다.
지하철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나...헉~~
역전에 도착해 역사안으로 들어가니 먹구름이 비로 변한다..
엄청 뿌린다. 밖에 걷는 사람이 없다..우산을 든 사람도 아예 뛴다..
우린 참으로 운이좋다...최소한 비에 관한한...그간 각시가 비만오면 즐겨 한잔씩해 비의 신이
우릴 보호하고 있음인가???
밤 12시 50분에 출발하는 상트 페떼르부르크행 열차는 꽤 깨끗하고 차장아줌마가 친절하다.
낼 아침 9시경에 도착한단다...
창밖에 비는 내리지만 아직도 열차안은 한낮의 열기로 후덥지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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