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4(금) 날씨 화창
어제 늦게 도착해서 마니 피곤했나보다..
약속이나 한듯 모두 늦잠을 잤다.
각시가 9시가 지나 부시시 일어나 속옷이랑 세탁물을 챙겨 세탁소에 맡기고 온다.
깨끗한 식당에서 맛난 빵으로 아침을 먹고 공용목욕탕으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목욕탕도 깨끗하고
개인별로 칸막이가 돼 있고 따뜻한 물도 콸콸~~ 피로가 확 풀린다.
엄마가 오늘 타고다닐 모든 차량들(트램, 지하철, 버스등을 하나의 티켓으로 가능하다..) 티켓팅을 하는 동안
역전(센트럴 스테이션) 앞 분수가 있는 계단에서 애들이랑 20여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주위의 풍광과, 지나다니는 사람들, 역전이다 보니 약속장소로 그만..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단체들의 모임이 하나둘 늘어나는 광경들을 보고 있노라니 우리도 그중의 하나라는
생각으로 정겹기까지 하다. 점점 이 도시가 맘에 들려구 한다.
지도를 보며 국립미술관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도시의 분위기가 다른 도시와는 사뭇 다르다.
오래된 뾰죽한 성당도, 이상한 글씨로 간판을 쓴 빌딩도 보이고..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Oslo)는 항구도시로 무역의 도시,,중세 북유럽 무역상인의 조합인
한자동맹으로 부자가 된 도시이다..
국립미술관까지는 걸어서 10여분...이젠 지도 읽는 것은 도가 텃다..특수부대 대원만큼이나 독도법에 훤하다.
이곳 미술관에는 피카소, 고흐, 모네, 세잔 등의 작품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데
여기 출신의 화가 뭉크의 "절규"라는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작품의 테투리가 칼로 잘려나간 흔적이
도둑맞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사진을 찍을수가 없어 좀 아쉬웠다.
걸어서 바닷가쪽으로 10여분 내려가면 오슬로 국립대학이 나온다.
왕궁으로 가던 도중 오슬로 국립대학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가이드북을 보니 왕궁 앞뜰에서
오후 1시반에 근위병 교대식이 있다고 쓰여있다.
엇!! 딱 한시반이네...우린 200여미터 왕궁을 향해 달렸다. 더운 여름날 한낮에...
정문을 들어서니 운동장만큼이나 넓은 앞뜰에 벌써 사람들이 긴줄을 만들고 멋진 근위병들을 기다리고 있따.
이곳 왕궁의 근위병 교대식은 정말 볼만하다. 멋진 제복에 씩씩한 걸음...교대전의 의식등...
내가 본 다른 어느 왕궁의 교대식보다 더 멋졌다.
왕궁을 돌아 뒤뜰 숲으로 들어가니 호수같은 맑은 냇물이 흐르고 오리가 노니는 주위 나무그늘엔
가족들과 함께 오후의 한가함을 즐기는 모습들이 부럽게 다가온다.
우리도 물가에 앉아 엄마가 준비한 주먹밥을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마침 한 무리의 근위병들이 행진해 오더니 우리 주위에서 멋진 포즈와 동작으로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하더니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떠난다. 근위병들의 모든 것을 본 오늘은 이래저래 복이 많은 날이다.
왕궁의 정문에서 시청사가 함께있는 항구까지는 천천히 걸어서 10분...
항구는 쾌 크다..저 큰배는 아마도 스웨덴으로 향하는 배인가 보다..표지판에 스톡홀름 방향도 보인다.
91번 여객선을 타고 약 6~7분 조그만 섬에 닿았다. 바이킹박물관과 프람호 박물관이 있는 섬이다.
겨울에는 바다가 얼기때문에 이곳까지 버스로 몇시간 돌아온단다.
바이킹 박물관에는 곡선이 아름다운 바이킹의 배들...만든지 천년이 넘는 배들이...
거의 원형그대로 발견되어 전시하고 있다.
남극과 북극을 정복한 노르웨이의 위대한 영웅 프람호에도 오르다..
1893년 난센이 이끈 탐험대가 이 배를 타고 3년간이나 북극을 탐험하고 돌아왔단다.
1910년에는 아문센이 또한 이 배로 미국의 스코트보다 한달앞서 세계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했다.
아문센의 남극탐험 이야기는 내 어렸을적 초딩시절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프람호는 어찌나 튼튼한지 지금이라도 저 창문만 열리면 바다로 곧바로 행진해 나갈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배안의 주방들, 침실들, 그들이 사용했던 사냥총, 나침반, 망원경 등...기구들도 생생하다.
타고 왔던 배로 항구로 돌아가 트램을 타고 비겔란 조각공원으로 향했다.
이곳엔 일본의 젊은 여성들이 몇 보인다. 조각, 그림을 공부하는 대학생같아 보인다.
다양한 비겔란의 예술품, 장미, 분수와 어우러진 푸른 초원들이 장관을 이룬다.
어둠이 깔리는 시내를 트램을 타고 호텔로 들어오는 길은 한나라의 수도가 아닌
조용한 어느 시골의 읍내처럼 정겨운 냄새가 난다.
그리 높지않은 고풍스런 건물들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길을 지나 트램이 분수위를 달린다.
이곳 사람들은 운치와 낭만을 아는 사람들이다.
호텔에 돌아와 컵라면에 찬밥한덩어리 말아먹었다.
이런 꿀맛은 그어느 화려한 양식당의 돈까스와 비길바가 못된다.
창문밖 도로가엔 어느샌가 생맥주를 기울이는 이 동네의 노신사, 할아버지,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역전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
항구의 돛단배들...
멀리 산 중턱에 스키점프대도 보인다.
'여행은 즐거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내 피요르드 (0) | 2006.08.06 |
---|---|
베르겐의 항구 (0) | 2006.08.05 |
바르샤바에서 오슬로로 (0) | 2006.08.03 |
바르샤바의 첫날 (0) | 2006.08.02 |
폴란드의 고도 쿠라쿠프 (0) | 2006.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