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취미 낙서

아빠의 부탁

시골아이! 2004. 9. 6. 13:46
 

아빠보다 동방신기를 더 좋아하는 예린에게!!


   예린이가 항상 어린앤 줄만 알았는데 글 쓰는 것 보니까 이젠 제법 어른  스런데가 있네, 믿음직스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동방신기를 아빠보다 더 좋아하니까 좀 질투도 나지만, 엄마는 바쁘고 이강이는 너무 어려서 잘 모르고, 한데 예린이는 누구보다 똑똑하고 영리한 어린이니까(아빠 닮았나? 이강이는 확실히 아빠 닮아서 씩씩하고 용감하고 영리하기까지 한데...), 아빠가 네덜란드를 떠나 한국네 돌아가기 전에 예린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게 있단다. 예린이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면서 동생한테도 이렇게 하도록 잘 지도하거라!!!


   첫째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여긴 예린이가 태어나서 자란 한국 하고도 수원 같은 그런 곳이 아니다. 낯설고 물설고, 네덜란드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여러 인종,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서 문화도 서로 차이가 있고 사고방식마저도 다르단다. 여기서 예린이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든 일들을 훌륭히 해내려면 어떤 일이든 자신감을 갖고 부딪쳐야 한다. 그러려면 남보다 먼저 생각하고 조금 어렵다고 비관하거나 낙담할 필요 없이 지금까지 잘 해오듯이 그렇게 적극적인 사고, 긍정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세계를 움직이고 훌륭한 일을 해낸 유명한 사람들은 모두 어려서부터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사고와 행동을 한 사람들이란다. 예린이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야!!! 알았찌!!!


   둘째 큰 뜻을 품고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멀리, 높게, 넓게 보거라.

한국에서 여기까지 무려 비행기(시간당 800Km 이상을 나는)로 10여시간 날아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세상은 크고도 넓단다. 옆집사는 로저스 아저씨네 나라는 여기서부터 남쪽으로 우리가 온 만큼 더 가야할 지도 모르니까 말이란다. 이처럼 크고도 넓은 세상에 태어나서 해야 할 일들은 너무도 많고 많단다. 예린이는 대한민국 하고도 수원에서 태어나서도 일찍이 유럽 대륙으로 건너와 공부하며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있다는 것은 큰 영광임을 알아야겠지? 앞으로 많은 여행도 다니면서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하겠지만, 이런 대륙을 거닐면서 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다 공부란다. 여행하면서 핸폰이나 들고 다니며 “피융 삐융...” 하면서 게임이나 하지 말고 무엇을 배울 것인가, 누구를 사귈 것인가, 무엇을 얻을 것인가, 좀더 깊게 생각하고 가슴을 넓게 펴고(배는 내밀지 말고...), 두 눈을 크게 뜨고 네가 품은 큰 뜻을 펼칠 기반을 닦아야 한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정신을 차려 멀리 보면 너의 꿈이 보일게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했다..높이 날려면 더 멀리, 높게, 넓게 세상을 봐야 한단다. 꼭 많은 것을 배워 돌아오길 바란다. 그땐 아빠가 예린이한테 배워야겠지??!!!


   셋째 예린이는 우리 가족의 중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빠가 귀국하면 여긴 엄마랑 이강이랑 예린이 이렇게 셋밖에 없잖니? 위로는 엄마가 다 챙겨 주시지만, 엄마도 대학원 다니면서 숙제에다, 공부에다 참으로 힘들게다. 예린 이강 도시락 챙기고, 반찬거리 사러 시장에 다녀야 하고, 너희들 옷가지 챙겨서 입혀야 하고, 너희들 학교공부 뒷바라지 하고, 기숙사에 문제 있을 때마다 해결해야 하고, 집안 정리도 해야 하고, 또 너희들 목욕까지 신경써야 하고 등등...밑으로 이강이를 말할 것 같으면, 푸쉬푸쉬 좋아하고, 영어도 서툴고, 여행다니면 장난감이나 사달라고 조르기나 하고, 옷은 벗어서 아무데나 휙~~, 밥은 항상 흘리면서 먹고(하긴, 네덜란드 와선 정말 많이 좋아졌지만, 옷도 벗어 옷장에 걸고, 밥도 혼자서도 잘 먹고, 엄마 일 많이 도와주려고 하고 등등...), 하지만 예린이는 이제 생각도 깊이 할 수 있고, 엄마의 힘든 일이 무엇인지 느낄 수도 있는 우리 가족의 중심으로서 모자람이 없다는 것을 아빠는 알고 있단다. 예린이도 학교공부 하랴, 숙제하랴, 타향땅에서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래도 예린이는 영리하고 씩씩한 예린이, 장한 아빠의 딸 예린이니까, 우리 가족의 중심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단다. 이강이 학교공부도 도와주고, 이강이 목욕도 도와주고, 집안 일(주로 쉬운 일, 예를 들면, 청소라든가, 널려있는 옷가지 정리라든가, 쓰고 난 물건들 제자리에 잘 놓기 등..)도 잘 돕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고, 엄마 심부름 등 엄마의 일 잘 거들어야 한다. 그렇게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는 일은 곧 너를 즐겁고 행복하게 할 것이고...더 나아가 우리 가족이 화목하게 잘 지낼 수 있는 지름길이니까...예린이는 우리 가족의 중심으로서 이런 것들도 잘 할 수 있을 거다. 정말이지~ 아빠는 예린이를 믿거든..


아빠가 부탁한 이 세가지는 예린이가 유럽에서 공부하면서 꼭 실천해야 하고, 그렇게만 한다면 예린이는 누구보다 훌륭한 어린이로 거듭나서 돌아올 것이다. 예린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더 많은 행운이 있길 바란다...

세계는 바로 너의 것이다..

 

예린 전 홧팅!!!


2004. 9. 6  우리 가족을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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