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태백에 도착했답니다.
황태 해장국 한그릇으로 추위를 녹이고
다섯시부터 수많은 인파에 묻혀
하얀 눈위에 아이젠의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한발한발 민족의 영산을 올랐답니다.
어린애들까지 데리고 온 가족들이며
삼삼오오 짝을 지은 젊은 남녀들
여기저기 뒤쳐진 동료를 부르며 즐거워들 하는
단체로 온 팀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천제단에 오르니
세찬 삭풍에 눈발까지 흩날려 아직도 어두운 새벽녘 추위가 밀려왔지만...
주위에 꽉찬 인파의 온기로 추위도 잊은 채
마냥 떠들며 셔터 누르기에 바빴답니다..
장군봉에서 제를 지낸다고 하는데
앞선 사람들 틈바구니로 누군가 절하는 엉덩이만 보일뿐...
세찬 바람을 서로서로 막아주며 시린 발을 동동...
그래도 올 한해 모두의 만수무강을 빌었답니다..
장군봉을 뒤로하고 당골로 내려갈땐
나뭇가지마다 쌓인 눈자락사이로
긴 설원의 비탈길은 이어지고...
위험한 비료부대 썰매를 타며 조아라하는
어린애같은 어른들도 많았답니다..
즐거운 여행, 행복한 산행이었지만...
깊은 가슴 한구석엔
왠지 모를 허전함과 외로움이 늘 같이했답니다.
영월 송어횟집에서의 한잔은
이내
풍선처럼 부픈 가슴을 만들기이 충분했답니다.
버스에 올라 서울로 향할때는
나의 친구 혜경씨가 곁에 있어
도란도란 꽃들의 이야기에 흠뻑 빠졌답니다.
언제나 아쉬움은 남게 마련입니다..
헤어짐이 있기에 영혼은 쉴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만남이 있기에 영혼은 또 뜨거워질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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