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우리 동네에서 오리나 떨어진 참으로 먼 곳에 있었다.
갈골에 있는 문수네 동네와 비교하면 좀 괘안은 편이었지만...
아침 수저를 놓자마자 책보를 비스듬히 둘러 앞가슴에 홀쳐 메고
윗집의 경호(지금은 아재라고 해야한다...안그러면 싸가지 없다고..ㅋ)를 불러
아랫담으로 내려가면서 복상이, 영배, 순섭이가 어느새 기다린다.
밤늦게 같이 실컷 놀고서도 아침에 만나면 왜 그리 또 할말도 많고 재밌던지...
정숙이랑 한채한테는 흘긋 곁눈으로...못본척 그냥...
그땐 여학생을 정면으로 한번 보면 곧 바로 홍당무로 변했으니까..ㅎㅎ
친구들한테 놀림받는건 당연지사였고..(참고로 나만 그런게 아니었음)
봉곡에 계신 김수덕 선생님이 내려 가시면 그 뒤를 따라서 졸졸...
선생님의 한발을 두세발로 따라가면서 우리들의 입과 손이 잠시도 망설이거나
조용했었던 적이 없었지.
그러다 몇 발자국 못가 지치고 하신동의 동열이랑 인주를 만나면
우린 그야말로 독수리 오형제가 부럽지않은 개구장이 대부대...
논두렁 밭고랑 구부러진 산길을 지나 능길이 보이는 재를 넘을라 치면
언제부터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위 돌멩이를 던져 만든 조그만 돌무더기가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성황당이라고 불렀지.
물론 어른들이 그렇게 불렀으니까 알았겠지만...
돌멩이를 던져 돌이 꼭대기에 얹히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나 어쩐다나...
우린 하루도 빼놓지않고 돌멩이를 던졌고
하루하루 재수를 점치기도 했던 성황당이였다.
내가 지금 이렇게 이쁜 각시를 얻어 잘 사는 것도 아마
그때 매일 빌었던 그 덕이 아니었을까...
...지숙이 같이 이쁜 소녀한테 장가가게 해주세여~~
...미화처럼 이쁜 애가 나를 조아하게 해주세여~~
...완순이처럼 귀여운 애가 나를 항상 지켜보면서 살게 해주세여~~
늦어서 지각하는 날도 돌멩이하나 던지면서 빌었다.
...오늘 제발 지각하지 않게 해주세여~~
싸운 날엔 여지없이 빌었다.
...강현이 이짜식 집에가다 팍 꼬꾸라져 코피나 철철 나게 해주세여~~
큰 소나무도 옆에 있어 여름날엔 시훤한 그늘에서 오르막길 땀을 식혀주던
우리의 놀이터...
그 성황당이 고개를 못 넘은지가 거의 30년...
언젠가
미화가 우리집에 찾아와 같이 능길로 놀러가면서 넘었던 성황당이가
아마도 거의 마지막이었을 것 같다.
이젠 그 곳엔 목장이 들어서서 주위의 키큰 나무들도, 맹감나무 덩쿨도,
그 오솔길도 없어졌지만....
언젠가 한번은 꼭 걸어보고 싶은 길, 넘고싶은 고개다.
성황당이는 제발 그대로 남아있을까??
이젠 난 뭘 빌어야 하지??
...지숙이도 미화도 완순이도 다 시집을 가서 저리도 잘 살고 있으니...ㅎㅎ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가물거리며 피어오르는 그 시절의 아름다움이
반백이 다 된 이 늙은 청춘의 가슴속에
영원히 시들지 않는 또렷한 잔상으로 남아
문득문득 환한 미소로 손짓하는 까닭은
우리들이 함께했던 고향의 성황당이가
아직도 소년의 기도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갈골에 있는 문수네 동네와 비교하면 좀 괘안은 편이었지만...
아침 수저를 놓자마자 책보를 비스듬히 둘러 앞가슴에 홀쳐 메고
윗집의 경호(지금은 아재라고 해야한다...안그러면 싸가지 없다고..ㅋ)를 불러
아랫담으로 내려가면서 복상이, 영배, 순섭이가 어느새 기다린다.
밤늦게 같이 실컷 놀고서도 아침에 만나면 왜 그리 또 할말도 많고 재밌던지...
정숙이랑 한채한테는 흘긋 곁눈으로...못본척 그냥...
그땐 여학생을 정면으로 한번 보면 곧 바로 홍당무로 변했으니까..ㅎㅎ
친구들한테 놀림받는건 당연지사였고..(참고로 나만 그런게 아니었음)
봉곡에 계신 김수덕 선생님이 내려 가시면 그 뒤를 따라서 졸졸...
선생님의 한발을 두세발로 따라가면서 우리들의 입과 손이 잠시도 망설이거나
조용했었던 적이 없었지.
그러다 몇 발자국 못가 지치고 하신동의 동열이랑 인주를 만나면
우린 그야말로 독수리 오형제가 부럽지않은 개구장이 대부대...
논두렁 밭고랑 구부러진 산길을 지나 능길이 보이는 재를 넘을라 치면
언제부터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위 돌멩이를 던져 만든 조그만 돌무더기가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성황당이라고 불렀지.
물론 어른들이 그렇게 불렀으니까 알았겠지만...
돌멩이를 던져 돌이 꼭대기에 얹히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나 어쩐다나...
우린 하루도 빼놓지않고 돌멩이를 던졌고
하루하루 재수를 점치기도 했던 성황당이였다.
내가 지금 이렇게 이쁜 각시를 얻어 잘 사는 것도 아마
그때 매일 빌었던 그 덕이 아니었을까...
...지숙이 같이 이쁜 소녀한테 장가가게 해주세여~~
...미화처럼 이쁜 애가 나를 조아하게 해주세여~~
...완순이처럼 귀여운 애가 나를 항상 지켜보면서 살게 해주세여~~
늦어서 지각하는 날도 돌멩이하나 던지면서 빌었다.
...오늘 제발 지각하지 않게 해주세여~~
싸운 날엔 여지없이 빌었다.
...강현이 이짜식 집에가다 팍 꼬꾸라져 코피나 철철 나게 해주세여~~
큰 소나무도 옆에 있어 여름날엔 시훤한 그늘에서 오르막길 땀을 식혀주던
우리의 놀이터...
그 성황당이 고개를 못 넘은지가 거의 30년...
언젠가
미화가 우리집에 찾아와 같이 능길로 놀러가면서 넘었던 성황당이가
아마도 거의 마지막이었을 것 같다.
이젠 그 곳엔 목장이 들어서서 주위의 키큰 나무들도, 맹감나무 덩쿨도,
그 오솔길도 없어졌지만....
언젠가 한번은 꼭 걸어보고 싶은 길, 넘고싶은 고개다.
성황당이는 제발 그대로 남아있을까??
이젠 난 뭘 빌어야 하지??
...지숙이도 미화도 완순이도 다 시집을 가서 저리도 잘 살고 있으니...ㅎㅎ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가물거리며 피어오르는 그 시절의 아름다움이
반백이 다 된 이 늙은 청춘의 가슴속에
영원히 시들지 않는 또렷한 잔상으로 남아
문득문득 환한 미소로 손짓하는 까닭은
우리들이 함께했던 고향의 성황당이가
아직도 소년의 기도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