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부쩍 할 일도 없이 신경만 예민해진 것 같다.
한국엔 눈도 많이 와서 스키타고 놀기도 좋으련만..
아직 지난해 스키타다 부러진 어깨는 다 낫지 않아 맘대로 운동도 못하고...
맘은 답답하고, 팔다리에 힘은 없어 온 몸은 주욱~ 늘어지고...
어디 아무도 없는 산속이라도 들어가 닭 홰가리 치듯
온 몸의 잡것들을 한 번 송두리 채 흔들어 날려 보내고 싶다.
읽던 책을 방 구석에 던져 버리고 방 구들을 짊어지고 누우려는데
아니 저게 뭐야!!
한쪽 구석에 박혀있는 반짝 빛나는 조그만 은빛의 상자...엣세^^
아~ 이게 얼마만인가...
순간 짧은 갈등이 전류처럼 흘렀다.
오늘이 몇일인고...음...
25일은 넘은거 같고..한 달은 아직 안됐군...
안되지,,,싸나이 대장부 한번 하기로 한 결심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야..
한번의 무절제로 평생 후회할지도 모르자나
괴롭지만 한번만 더 참자...그래 참자...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보자꾸나...으으..
근데, 이주일씨의 폐암도 담배보단 스트레스가 직접 원인이라던데...
중국의 등소평도 담배를 옆에 끼고 살았는데도 아흔이 넘었던걸로 아는데...
오늘같이 날씨도 스산하고, 기분은 우울찜찜한데...
딱 한개비만 암도 몰래 하면 안될까??
그런 다음에 다시 통째로 던져 버리는거야.
고등학교 시절.. 단체 관람한 영화 "자이언트"...
석양의 노을이 붉게 물든 텍사스의 황무지 벌판에서
청바지에 쫙~붙는 셔츠의 사나이
아마도 윗 단추 두개쯤 풀었나...
옆 채양을 둘둘 말아올린 밀짚모자를 비스듬히 쓰고 트럭에 기대어
엘리자베스 테일러 앞에서 길게 들이마신 한 모금을 멋진 도넛츠로 토해내던
제임스 딘...
순진한 시골 소년의 환상은 시작되었다.
언젠가 나도 여친이 생긴다면 저런 폼을 하고 그녀 앞에 다가가리다.
그래서 일찌감치 그 폼을 배우고 또 배웠던 추억이 필름처럼 스친다.
그래서 시작했던 우리의 우정이었는데...
새해가 됐다고 삼십여년의 희노애락을 함께해 온 친구를
헌신짝 버리듯 내던진지 어언 한 달...
어쩌면 그토록 쉽사리 배신을 하고도 아무일도 없었던 듯
그렇게 태연하게 하루하루를 무관심속에 즐기고 있었던가.
한 인간의 무정함과 무심함에 나도 놀라 현기증이 인다.
담배 케이스를 한바퀴 감싸고 있는 얇고 가느다란
은색의 띠를 벗겼다...
순백의 처녀 옷고름을 푸는 느낌이 이럴까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딱 한번만이야...넘지 못할 강도 아니고,,,누가 보는것도 아니자나
설사 한번 넘는 선이라 하더라도 금방 눈 한번 감았다 뜨면 되돌아올 수 있자나...
케이스를 여니 연한 감촉의 은빛 속옷이 흥분으로 떨고 있는 나의 숨을 멎게한다.
부드러운 속옷 은박지를 조심스레 뜯었다.
아~ 이게 꿈이여 생시여...
곱디곱고 희디힌 보름달보다도 더 둥근 녀석들이 스무넘
촘촘히 틀어박혀 숨죽이고 주인님을 기다리고 있네.
그중 젤 잘생겨 보이는 한 가운데 있는 녀석을 뽑아 올렸다..
추카추카...넌 내꺼야~~
우선 오랜만에 그윽한 향기부터...
코끝에 대고 심장 깊숙이 아름다운 향기를 빨아들였다.
두눈은 지그시 감고 뿅맞은 기분으로
감촉 부드러운 필터를 손끝에서 느끼면서...
갑자기 환상의 그림자가 사라지는 밝아옴이 있다.
헉~~옆에서 자고있던 울 각시의 그 꼭지를 ...
곤히 자는 사람 깨운다며...투덜투덜 내손을 확 밀친다..
아~~이게 정녕 꿈이었단 말이냐!!!
참으로 아쉬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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