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취미 낙서

외기러기의 화려한 외출

시골아이! 2005. 5. 15. 02:05
모처럼 청주까지의 여행에
오랜만에 만난 동창녀석들과 회포로
꽤나 피곤했었나보다.

꼬박 12시간을 자고
일욜 아침 10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아점을 먹고 조금 휴식을 취하다
오후 1시쯤 무작정 집을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어디 산이나 다녀올까...생각하다가
좀 늦은 것 같아 듬직한 애마에 올랐다.
일정한 목적지도 특별히 할일도 없었다.
일단은 출발하고나서 목적지를 정하리라 맘 먹었다.
그런데
나의 애마는 부지불식간에 습관적으로 출근길로 접어든다.
이러다간 회사까지 가게 생겼다.
네비게이션을 켜고 기수를 강화도 쪽으로 돌렸다.
마니산이나 다녀올까...
지난 밀레니엄 그날 밤에도
무작정 달렸던 방황의 목적지였다.
 
강화로 가는 길은 넓고 산뜻했다.
모내기 준비로 한창인 5월의 들녁은
종종 어린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되살려준다.
강화의 해안선은 동화속 산길처럼 꼬불꼬불 아름답다.
 
지나는 길에 유명한 순무김치 한봉지를 샀다.
몇년전 가족 나들이때 샀던 순무김치를 엄니께 선물했더니
울 엄니 참 맛있었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다시 한 봉지 드려야겠다.
 
10여년전 제주도 신혼여행 떠나기전
마니산의 정기를 받고자 발을 디딘게
강화와는 첫 인연이었는데...
그 뒤로 울적하거나 맴이 거시기할 땐 종종 찾는다.
 
시간이 어느정도 됐나보다.
조금 시장기가 느껴져
밀레니엄 시절 무작정 들어가 쇠주 한잔에 민박까지 했던
그 식당엘 찾아 가려다...그만 두었다.
길 모퉁이 헐음한 매운탕집에 들어가
대구뼈다귀탕을 먹었다...엄청 맛있다.
조금 있으면 길이 마니 막힐거라는 주인양반 말에
서울로 서둘렀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이라 전등사에 왔다가는 차량들로
벌써부터 차량행렬의 느낌이 온다.
10년이나 걸려 만들었다는 초지진대교를 타고 바다를 건너
서울로 향했다.
 
한강 하류를 따라 올라오는 샛길도
5월의 초록으로 마냥 푸르다.
 
창문을 활짝 열어제치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유행가를 흥얼거리며
외기러기 하루의 애환을 그렇게 달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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