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1(월요일), 날씨는 화창한 여름같은 봄으로 사막의 기온 40도
새벽 2시 45분 morning call 벨소리가 울리는데, 정말 일어나기 싫다. 아부심벨은 단체로 새벽에 출발해 간다나..어제밤 일찍 잠자리에 든것도 아니고 거의 11시가 다 되어 잤으니 4시간도 못잤나.. 난 그렇다치고 저쪽방 609호실에서 자는 애들이 모닝콜 소리에 일어났을지 내심 걱정이다. 받을때까지 울려달라고 부탁은 했놨지만,,문을 두드리니 다행이도 예린이가 일어났다. 아이 이쁜 것 같으니라구...
부지런히 준비해 호텔에서 만들어준 런치박스(약간의 빵과 치즈, 잼등)를 들고 호텔앞에 정차한 봉고에 올랐다. 오늘의 가이드는 남자앤데, 첫날 우리를 호텔로 데려왔던 말많던 그 친구다. 우리를 싣고 시내 이곳저곳을 몇군데 누비면서 아부심벨에서 내내 함께할 낯모르는 사람들을 더 태우더니 출발선상에서 대기한다. 먼저온 버스들이 앞서 한줄로 정차해 대기하고 있다.
아부심벨 관광은 개인이 혼자서 아무때나 들어갈 수 없다. 1997년에 아부심벨에서 외국인 관광객 58명이 단체로 살해된 사건이 있은 후부터 이집트 정부에선 관광 차량을 무장경찰의 호위를 받아 한꺼번에 들여보내기로 했단다. 그래서 매일 관광차량을 이곳 출발선상에 모이게 한후 새벽 4시반이 되면 차량행렬의 앞뒤에서 무장경찰이 에스코트해 3시간여 동안 사막을 가로질러 아부심벨로 가는 것이다.
4시반에 출발하는데 우리는 4시에 이곳에 도착했으니 다른 차량에 비해 비교적 일찍온 편이다. 차량이 일렬로 정차해 기다리는 동안 차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내려 새벽담배도 한대씩 태우면서 조잘조잘...
우리 차량에 젤 늦게 합류한 일본인 한명이 있었는데, 나이는 한 50쯤...약간 모자란 듯한 인상에 차림새는 허술하다. 차량이 정차해 있는동안 멀리 다른곳으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나두 한장 찍고 각시한테 오니 각시 왈 ;
가이드가 그 일본인한테 멀리 나가지는 마라고 주의를 주면서 이름을 묻는데... 아 그사람 대답이 글씨 "나가지마"라고...각시가 웃어 죽는단다..헉~~
우리가 웃는 이유를 그들은 알까??
새벽 4시반이 되자 선두 차량이 출발을 한다. 연이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4~50대의 버스, 봉고의 차량 행렬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장관을 이룬다. 자가용도 한두대 눈에 띠고...
아부심벨까지는 사막을 가로질러 3시간, 밖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가 조금 지나자 서서히 사막의 형체가 드러나고 6시가 지나면서 지평선 저 너머로 사막의 태양이 떠오른다. 반팔의 여름옷을 한장 걸쳤는데도 전혀 추위를 느낄수 없다. 한낮엔 저 태양 아래에서 얼마나 익을까??
편도 2차선 정도(가운데 중앙선이 그어지지 않은 곳이 대부분임)의 도로에 중간중간 땜질이 많다. 그리고 양 옆으론 아무것도 없는 사막의 연속이다. 가끔 나타나는 표지판은 모두 아랍어로 쓰여있다. 7시반에 아부심벨 정류장으로 우리의 차량행렬이 들어서고 약간의 휴식을 가진뒤 걸어서 10여분...인공 돌산을 돌아 호수가로 가니 거대한 람세스2세의 4개의 돌을 깍은 좌상들이 눈에 들어왔다.
1960년부터 짓기 시작한 하이댐에 의해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200미터 상류지역에 70미터 더 높이 옮겼단다. 50여개국의 지원을 받아 유네스코가 발벗고 나서 국제이동팀(?)을 만들어 조각조각 원형 그대로 붙여놨단는데... 기원전 1200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200년전에 그 거대한 사암절벽을 깍아만든 그 당시의 장인들도 그렇거니와 그것을 그대로 떼어다 옮긴 현대과학도 엄청난 사건임에 분명하다.
입구로부터 50여미터 일직선의 석굴을 파서 내부의 부조들을 새겨놨는데, 아직도 신들의 얼굴이나 몸에 채색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내부의 중앙 끝엔 람세스2세 자신을 포함하여 4명의 신을 만들어 자신을 신격화 했음도 보여준다.
람세스 신전의 바로 옆에 부인 네페르타리를 위해 만든 신전이 또 하나 있다. 50여명의 부인중에 네페르타리를 가장 사랑했다나...아들도 150여명이나 됐다니...그 아들 이름이나 다 기억할 수 있을까??
10시에 출발해 호텔에 돌아오니 오후 1시다. 이제부턴 나일강에서의 펠루카 유람...
생각만 해도 정신이 혼미해진다. 또 다른 가이드가 나타나더니 우릴 펠루카까지 안내한다. 이 녀석...우리들 짐가방 하나도 들어주지 않네...물론 팁은 없다. 알긋제~~
펠루카에 도착하니 젊은 남녀 한쌍, 그리고 나이가 좀 있는 할머니 한분과 남자 한명이 먼저와 자릴 잡고 기다린다. 우리도 뒷쪽에 자리를 잡았다. 8명이 한 배에 탔는데 그리 비좁진 않다. 우선에 2박3일 동안 마실 물 8병, 맥주 8병을 80파운드에 사서 실었다. 오렌지도 약각 사서 싣고...
드디어 오후 2시반에 돛을 올리고 키를 잡는다. 저만치 가더니 경찰한테 출항 신고도 하는 모양이다.
펠루카는 돛을 달고 바람을 따라 떠가는 보트, 10여명이 누울 수 있는 갑판(?)위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바람따라 물따라 그냥 흐른다. 하얀 돛에 바람을 흠뻑 받고 푸른 나일강을 之자로 남에서 북으로...
시원한 강바람을 받고 나일강에 손을 적시니 어젯밤 제대로 자지도 못한 피로는 온데간데 없네 그랴~
나일강은 총길이 6,690km.. 세계에서 가장 긴 강으로 수단지역의 백나일과 에디오피아의 청나일이 만나 이집트의 나세르호수로 흘러드는데 하류에선 나일강 삼각주를 만들어 아프리카에 풍요로움을 선사하고 지중해로 흐른다. 이 강의 유역은 아프리카의 1/10을 차지할 정도로 넓다고 한다. 이 곳에서 발생한 문명 또한 세계 최초의 문명임은 좋은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특히 이곳 아스완 지역의 나일강은 주변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강 폭은 300~400미터쯤 되는데 넓은 곳은 1km나 되어 보였다. 양쪽 강변은 갈대, 야자나무 그리고 이름모를 풀들의 초원지대를 지나 곧 바로 사막으로 이어진다. 넓다란 초원지대에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마을도 있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다가 갑자기 사막의 열풍이 불때면 숨이 멎는다. 헉~
해그름이 깔릴 무렵 바람이 세차게 분다. 캡틴이 배를 강 서쪽 어귀에 바삐 대더니 돛을 내린다. 맨발로 높은 돛에 올라 맨손으로 돛을 감아내리는 솜씨는 가히 환상적이다. 어릴적 읽었던 보물섬을 찾으러 떠나는 호킨스가 생각나 다친 팔만 다 나았다면 나도한번 올라가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오늘 밤은 이곳에서 지낸단다. 곧 땅거미가 지더니 금방 어두어진다. 예린이는 밤 8시가 넘었는데도 밥을 안준다고 입이 한자는 삐져나왔다. 엄마는 그런 예린이의 인내심을 가르치느라 바쁘고...
9시가 다 되어 저녁 밥상이 들어온다. 우리들의 침실겸 식당인 갑판 중앙엔 어느새 양초 두개를 물병을 잘라만든 촛대에 끼워 불을 밝혔다. 누르끼리한 볶은 밥 같은 날아다니는 쌀밥에 여러가지 야채를 넣어 만든 탕 한그릇, 그리고 아에시란 빵 몇조각..
우리네 입맛에 그냥 딱이다. 맥주도 한잔씩 기울였다.
식탁은 화기애애...영국인 할머니 캐럴린은 60이 넘었다는데 30대 중반이 넘어뵈는 그의 아들 릭과 함께 여행중이다..둘은 법 없이도 살수있는 착한 사람들 같았다. 둘이서 맞담배를 즐기면서 모자지간에 도란도란...30이 갓 넘은 호주의 젊은이 제이슨과 뭔일이든 앞장서는 쾌활한 아가씨 캐나다의 리즈는 3주째 이집트를 여행중이란다.
잘 어울리는 한쌍이다.
저녁을 먹고나서 옆집 펠루카의 두 젊은 남녀도 우리집으로 건너왔다. 뉴욕시민이라는 제이슨과 3일전에 만나 같이 여행중이라는 스페인의 마리아...
야들 정말 신나게 종알거린다. 펠루카에서 비치해논 물담배 시샤(Shisha)도 한모금했다..정말이지 오늘은 많은 사건이 일어난거 같다. 아직 아부심벨의 잔영이 뇌리를 떠나지도 않았는데...
요한 스트라우스의 선율이 흐르는 부다페스트의 강보다도 더 푸르고 잔잔한 나일강에서의 첫날 밤은 그렇게 고요속에 파묻혔다.
아부심벨을 가기위해 새벽 2시반에 모닝콜..
새벽 3시에 나와 여러 호텔의 관광객들을 싣고 이곳에서 대기...
1997년인가 아부심벨 그곳에서 관광객 58명이 단체로 살해된 사건이 있은 후
이집트 정부에서 관광객들을 단체로 호위키로 했단다.
앞 뒤로 무장경찰이 에스코트해 새벽 4시에 출발...대기중인 차량들..
중간에 가이드와 운전사가 내려 화장실에 들리는 듯...
그 사이 잠시내려 아직도 어둠이 깔린 사막의 고속도로에서 한장...
아부심벨까지 50km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람세스2세를 만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슴다. 아스완 하이댐을 막아 생긴 인공호수
나세르호수가 이곳까지...뒷모습 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나타난 나가지마 그 사람..
아부심벨(Abu Simbel, Ab Sunbel)
람세스2세(기원전 1279~1213년)가 지은 신전
정면의 4개의 거대한 좌상은 모두 람세스2세로서 왼쪽에서 2번째 상은 고대의
지진으로 떨어져 나간것이라고...
아스완 행정구 코로스코의 남쪽 나일강 서안의 사암절벽을 깍아 만든 신전으로
1813년 외부세계에 알려졌다.
사암절벽을 등지고 있는 좌상은 높이 20m나 되는데, 발 주위 무릎아래엔 람세스2세
부인인 네페르타리와 그의 자식들을 상징하는 작은 상들이 있다.
이 신전은 태양신 '아몬 라'(입구 위 조그만한 상)에게 바쳐진 것으로 절벽 안쪽으로
56m를 파 들어가 만든 3개의 연속 홀로 이루어졌다.
원래 있던 아부심벨이 호수의 물에 침수될 위기에 처하자 유네스코가 발벗고 나서
상류 200미터 지역에 높이 70미터 위로 2미터씩 조각내어 원형 그대로 옮겨 놨답니다.
1964~1966년에 세계 50여개국의 자금지원과 기사, 과학자 등의 국제팀을 만들어
절벽 꼭대기를 파서 두개의 신전을 완전히 들어냈다고...헉~~
폼한번 잡았습니다..
무릎옆에 서있는 상은 부인 네페르타리
신전 가장 안쪽에 자리한 성소 제단앞의 3명의 신과 람세스2세 자신(오른쪽)
람세스2세는 자신을 신들과 동격으로 여겼다.
일년에 특정한 며칠간은 입구를 통해 태양의 빛이 이 신전 전체를 꿰뚫고 들어와
신들을 비추는데 가장 왼쪽에 있는 암흑의 신만은 비추지 않는다고...
마침 우리가 이 주위를 구경하고 있을때 갑자기 내부의 불이 나가 캄캄해지면서
헉~정말이지 위 신들을 비추는 햇빛의 장관을...
내부의 벽들엔 온통 이런 부조가...채색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
왕의 여러 조상과 함께 왕의 업적, 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신으로부터 영생을 얻는
그런 내용들이...
람세스2세가 자기의 부인 네페르타리를 위해 여신 하토르를 경배한 신전
당시에는 여자를 위해 신전을 만들지 않았다고 하는데,,람세스2세는 그의 50여명
부인중에서 정부인 네페르타리를 가장 사랑했다고...그래서 그를 위한 신전을..
아들은 150여명이 되었다고..
뒤면으로 돌아가면 이렇습니다.
두 신전을 옮기기 위해 별도의 돌산을 하나 만들었다네여~~
그늘밑에 보초서고 있는 무장경찰..
관광수입이 주 재정인 이집트에선 외국인보호에 만전을...그래서인지 유적지마다
이런 경찰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말을 걸거나 인사를 하면 무척 친절하다.
아스완으로 돌아오는 사막의 고속도로
3시간동안 이런 사막을 달린다.
영국인 릭과 그의 어머니
이런 크루즈는 안타기 정말 잘앴다...흐~~
캡틴 마헴..
돛을 접고
저녁을..
물담배 시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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