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즐거워

베니스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시골아이! 2006. 7. 9. 15:30

7. 9 일, 여행의 둘째날...날씨는 여전히 무덥다..한 줄기 비라도 쏴~~ 뿌려줬으면...

 

일요일 아침, 교회 종소리가 바로 귓전에서 울린다.

어제의 피로를 핑계로 여유를 부린다고 늦잠을 잔 모양이다.

컵라면 두개를 끓여 남아있는 찬밥 덩어리 먹어 치우기로 했다. 커피 포트에 물을 끓이는데, 헐~~

이게 코드가 맞질 않네..유럽은 나라마다 콘센트의 구멍 크기가 다르다더니...

그럴줄 알고 준비한 다용도 코드를 끼웠는데도, 안맞는다...결국 물이 끓을때까지 손으로 힘껏

콘센트를 누르고 있어야 했다.

 

호텔 체크아웃을 마치고 짐 가방들을 베니스 역 락커룸에 맡기기로 했다. 어짜피 오늘밤엔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열차를 타야하니까...

작든 크든 가방 하나에 4시간은 기본요금인데, 그후로는 한시간에 60센트씩 추가요금이 붙는다.

 

42번 바포레또를 타고 대운하를 빠져나가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 섬부터 들렀다.

빠알간 유리뭉치를 몇번 두들기면서 가위로 자르고 활처럼 휘기도 하더니 금방 멋진 꽃병과 말을 

만들어낸다. 밥만 먹으면 하는 일이라 하지만, 정말 신기에 가깝다.

유리 공예품 상점들이 즐비한 골목엔 독수리, 말, 코기리, 두꺼비, 사슴, 등대 등 무수히 많은 모양의

유리제품들이 형형색색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이 멈춰지지 않을 수밖에...

각시는 내가 닭이라고 조그만 네마리의 유리 닭 한세트를 산다.

물론 모녀지간에 이쁜 목걸이 페넌트를 사는것은 당근 잊지않고..

 

다시 물위의 버스 바포레또를 타고 해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리도섬으로 향했다.

무더운 태양이 내리쬐는 바다위엔 거의 알몸으로 보트를 즐기는 백인들이 많다.

백인들은 주로 태양 아래에서 온몸을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즐긴다.

가족단위로 자가용 보트를 타고 신나게 물위를 질주하며 휴일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는지 저들이 부러워진다. 쩝~~ 

깨끗한 어느 식당에 들어가 점심으로 샌드위치처럼 야채와 고기가 들어간 둥그런 빵을 먹었다.

엄청 짜다..앞으론 절대 이렇게 생긴 빵은 안사묵는다...^^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8월말쯤 왔더라면 조니 댑의 싸인을 받아갈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는

아이들의 푸념을 뒤로하고 문닫힌 성조르지오 성당 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어제 들렀던

산마르꼬 광장으로 갔다.

 

베네찌아 공국의 정부청사였던 두깔레 궁전은 바닷가에 있는, 바다에서 약 20미터정도 떨어진 곳에

지어진 직사각형 모양의 궁전이다.

9세기에 처음 지었다는데 화재로 몇차례 복구를 거쳐 15세기에 현재의 모양으로 완공되었단다.

 

계단, 복도, 방들의 벽화와 천장화는 막강한 힘을 과시하던 당시의 위상을 알려주고도 남음이 있다.

대평의원실의 벽에 걸려있는 "천국"은 세계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유화인데 이 방에서 잠시 쉬면서

사진을 찍다가 건너편의 관리 아줌마한테 야단도 맞았다.

중세의 갑옷과 무기들, 그리고 십자군 전쟁때 쓰였다는 정조대...

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있었다는게 믿기질 않는다. 열쇠도 있는데 저 열쇠는 누가 보관했을까...

자신이 가지고 전장에 나갔다가 전사라도 한다면 젊은 그의 부인은 어찌될꼬~~ 

생긴 모양을 보니 불쌍한 생각에 앞서 웃음부터 나온다.

 

프리지오니 지하 감옥을 돌면서 탄식의 다리에서 사진도 한장...

세기의 바람돌이 카사노바도 한숨과 탄식속에 이 다리를 건너 지하감옥에 갇히기도 했단다.

감옥을 한바퀴 도는데, 나가는 출구를 못찾겠다. 빙빙 돌다가 처음 내려간 계단으로 원위치해서야

겨우 출구를 찾을 수 있었다.

 

궁전 옆에 붙어 있는 성마르꼬 성당은 입구 천장의 프레스코화가 멋졌다.

입장료는 우라질 비싸다. 가는 곳곳마다 돈을 달란다.

베네찌아군이 콘스탄티노플에서 훔쳐온 금붙이들이 있는 작은 방도 별도의 돈을 내고 들어갔다.

각 2유로씩이나...이방엔 마가복음의 주인공인 성 마르꼬의 가느다란 주먹손이 모셔져 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청동말이 광장을 내려다보고있는 옥상에도 올랐다.

이 성당은 이집트에서 성 마르꼬(우리에겐 마가복음을 전파한 마가로 알려진)의 시신을 기독교 상인이

이슬람 교도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돼지고기로 싸서 들여와 이곳에 묻고 교회를 세웠단다.

 

교회 앞에 있는 종루에 오르기 위해 엘리베이터 한번 타는데도 각 6유로씩이나 받는다.

10세기 처음 만들었을 때에는 말을 타고서도 오를 수 있었다는데, 1,000년의 인고에 시달리다 무너져

1902년 다시 복원하면서 계단도 좁아지고 엘리베이터로 전망대에 오르게 되었단다.

 

지상 100m의 탑위에 오르니 베니스의 사방팔방이 다 보인다.

남쪽으론 푸른 아드리아해 바닷물이 출렁이고, 왼쪽 발아랜 두깔레 궁전의 화려한 탑들과 하얀 지붕이

한낮의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바다 뒷편, 북쪽엔 엉덩이가 이쁜 까만 무어인이 지키는 시계탑과

멀리 무라노 섬이 보이고,  그 앞에 "ㄷ"자의 커다란 광장, 유럽의 응접실엔 수천 마리의 비둘기들과

관광객들이 하나의 점이 되어 부산하다.

 

광장으로 내려와 비둘기밥 두봉지를 2유로나 주고 사서 애들에게 주니 환장을 하며 기뻐한다.

비둘기밥 옥수수알을 손바닥에 놓고 있으면 이 녀석들은 어느새 손 위에 시커멓게 내려앉는다.

어제 걸었던 길을 따라 리알토 다리에 올랐다. 다리위의 낙서는 전 세계의 언어로 되어 있는데

한글로 된 낙서를 찾을까 생각도 잠시, 눈앞에 펼쳐지는 운하의 아름다움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베니스의 모는 책자 그림으로 나오는 그 운하의 풍광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있다.

어찌아니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카메라 셔터를 2초 간격으로 눌렀다.

 

바포레또로 역전앞에서 내려 가방을 찾으러 100미터 달리기를 했다. 몇분만 지나면 한시간의 요금을

더 물어야 했으므로...다행이 간발의 차이로 1유로80센트(가방 3개)를 절약할 수 있었다.

여행하다보면 1유로가 큰돈이다..

역전앞 광장 계단에 앉아 애들은 일기를 쓴다. 주위에 한국말이 들린다. 한국 관광객들이 참 많다.

어쨋튼간 여러모로 기쁘고 흐믓한 일이다.

애들이 주고받는 농담을 간간히 쳐다보며 미소짓는 귀여운 여학생이 있다..한국학생인가보다.

차타러 갈려구 일어서는데, 즐거운 여행 되시라는 미소를 보낸다. 이쁜 여자아이다.

 

8시44분발 오스트리아 비엔나행 열차에 올랐다. 밤새워 달려 낼 아침 8시반쯤 빈에 도착할 예정..

한 방에 침대가 네개나 된다. 좁아서 그렇지 호텔이나 다름없다. 침대가 푹신하고, 하얀 이부자리가

고실고실하다.

기차 안에서도 한국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새삼 젊은이들이 부럽다.

우리 학창시절엔 해외여행은 어디 꿈이나 꿀 수 있었던고...

길고 긴 자유의 다리를 지나 들판을 달린다. 해그름이 진다. 오늘 밤엔 알프스를 지나겠지... 

보름인가... 머리 위의 둥근 달이 한참이나 따라온다.

 


물위에 떠있는 성 조르지오 성당


두깔레 궁전


중세의 갑옷과 무기들


정조대??


종루에서 본 성마르꼬 광장


종루에서 본 성마르꼬 교회



리알토 다리에서 본 대운하

항상 베니스의 화보 첫머리에 나오는 멋진 풍광..

떠있는 배들은 앞머리가 약간 기운 검은색의 곤돌라


베니스역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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